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WYD)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오후 바티칸 교황청에서 유흥식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추기경)을 만나 김대건 신부 성상 앞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문체부

 

 

 

2027년 세계청년대회(WYD)와 한국 사회의 과제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청년대회(WYD)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에게 신앙을 고취하고, 종교적 가치를 체험하게 하는 중요한 행사로 여겨집니다. 주제인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는 성경 구절에서 유래한 희망의 메시지는 많은 청년들에게 큰 의미를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종교 행사가 한국 사회에 던지는 다양한 의문과 그 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공적 자금과 종교 행사
WYD와 같은 대규모 국제 행사에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됩니다. 이 자금 대부분이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다면 불공정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다종교 사회이며, 특정 종교 행사에 공적 자금이 사용되는 것은 다른 종교나 종교적 성향을 갖지 않는 이들에게 불편하고 불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공공의 세금을 특정 종교 행사에 투입하는 것이 과연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특히, 이러한 지원이 종교적 중립성을 위반하는 것으로 비춰진다면, 정부와 종교 간의 결탁으로 여겨져 심각한 반발과 사회적 갈등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2008년 시드니 WYD에서는 도심 교통이 마비되고 많은 인파로 혼란이 발생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했습니다. 2011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WYD 역시 행사 준비 및 치안 유지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고, 이에 대한 세금 사용이 논란이 되면서 주민과 시위자들이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 개최될 행사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줍니다.

2. 가톨릭 교회의 과거와 메시지의 진정성
행사 자체가 평화와 용기를 강조하는 것은 환영받을 수 있는 주제지만, 가톨릭 교회의 과거를 돌아보면 그 메시지가 이중적이고 심지어 위선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십자군 전쟁에서 가톨릭 교회는 신앙을 앞세워 폭력과 전쟁을 정당화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교황청은 나치의 만행을 묵인하면서 역사적으로 지울 수 없는 오명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가톨릭이 오늘날 전쟁을 비판하고 평화를 주장하는 것은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이와 같은 이중성은 가톨릭이 과거에 정치적 목적을 위해 신앙을 이용했던 사례들과 맞물려, WYD의 평화적 메시지가 허울 좋은 구호에 불과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3. WYD 이후의 사회적 영향
WYD가 끝난 후 이 행사가 한국 사회에 남길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종교 행사를 통한 신앙의 고취는 일부 참가자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이 될 수 있지만, 행사 이후 사회적 합의와 포용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WYD가 단순한 가톨릭 내부 행사로 남지 않고, 한국 사회에 진정한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판단과 함께 사회적 대화가 필요합니다.

결론
2027년 세계청년대회는 가톨릭 청년들에게 신앙의 고취와 교류의 장이 될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과 역사적 배경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공적 자금의 사용, 가톨릭 교회의 과거, 그리고 행사 이후의 사회적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이 행사가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종교 행사와 사회적 합의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